농어촌 지역은 도시에 비해 교통시설의 불편과 의료시설의 부족으로 의료서비스의 이용이 어려워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1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은 삶의 질이 도시 노인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으며, 의료비용 부담으로 인해 의료시설을 이용률도 낮다.2 또한 증상의 악화로 병원을 방문한다고 하여도 만성 질환은 쉽게 관리되지 않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낮은 농어촌 지역의 경우 의료기관 방문으로 인한 과도한 의료비 지출이 삶의 질을 다시 떨어뜨리는 결과를 야기한다.2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4개 이상의 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의 경우 의료비 지출은 만성 질환이 없는 노인에 비해 소득대비 의료비 비율이 다섯 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3 의료기관 미 이용률은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노인의 만성 질환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환은 근골격계 관련 증상들이었다.4 또한 만성근골격계 문제의 경우 현재 다수의 의료기관에서, 물리치료사가 도수치료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수치료 서비스의 경우 민간의료보험인 실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비용적 부담이 상당하여 실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노인의 경우 이용하지 않고 있다.5 이러한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사각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서비스인 커뮤니티케어 서비스를 2026년 전국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커뮤니티케어 서비스의 전국적 시행에 앞서 지역 당사자의 구성원의 특성과 사회적 특성이 고려되어야 하며 이러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6-8
하지만 농어촌 지역 노인의 건강 행태는 거주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타내기에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9 농촌 지역의 육체 노동은 종종 농업, 임업 또는 농사를 위한 경작 토지 정리, 울타리 건설 등 건축 작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무가 토지에서 수행된다. 반면 어촌에서의 육체 노동은 대체적으로 선상에서의 어업 활동으로 그물 치기, 낚시 배 수리 등 바닷가에서 이루어지는 육체 노동으로 구성된다. 농촌과 어촌은 토지와 바다 등 작업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다. 따라서 하나의 농어촌 지역으로 묶기엔 그들의 근골격계적 문제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농어촌 지역의 취약계층의 건강 관리를 위해 읍면동 보건 지소에 관리 담당자가 지정되어 있긴 하나, 소수의 인원으로 넓은 지역의 많은 인원을 관리하고 있기에 관리의 어려움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방문물리치료의 경우 1인의 물리치료사가 거동이 어려운 노인의 집에 직접 방문하여 적용하는데 이는 시간적, 거리적 소요도 클 뿐 아니라 일대일 방문 상황으로 인해 야기되는 낙상위험성, 성희롱 문제 등 여러 사회적 문제 발생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인적, 물적 인프라를 갖춘 지역 내 대학의 전문가와 농어촌 지역의 마을 담당자와의 협업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Figure 1).
따라서 본 연구는 커뮤니티케어를 대비하여 관내 의료취약지역인 농촌 지역과 어촌 지역 노인의 근골격계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되었다(Figure 2).
경상남도 관내 복지정책 담당자와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자문을 구하여 농촌마을 2개소, 어촌마을 2개소 선정하였다. 선정된 지역의 마을 건강담당자(보건 지소내 담당자), 혹은 마을담당자(이장, 노인회장)와 프로그램의 일정을 조율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총 4개의 마을에서 80명의 노인들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Figure 3).
농어촌 마을 담당자(보건 지소 담당자, 이장 등)와 건강관리팀을 구성하였고, 마을담당자의 니즈를 파악하여 인적, 물적 재원부족으로 인한 의료복지 사각지대 등을 조사하였다. 그리고, 읍면동 보건 지소 담당자, 마을 이장을 만나 프로그램 세부 일정을 조율하였다(Figure 4). 참고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이 어려웠음. 특히 21년 12월부터 22년 2월까지는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프로그램의 일정이 계속 취소되었고 재방문 일정 잡기가 어려웠음.
기존 방문물리치료 평가표는 노인장기요양등급 판정을 기준으로 적용된 모델으로 평가 기준은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한 노인의 재가 서비스 이용 수준에 대한 평가방법이다. 따라서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운영위원들과 ICF(국제기능분류) 모델 부분 반영하여 프로그램에 맞는 새로운 평가표를 재구성하였다. 또한 대학생들이 실제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하기 위해 학생 연구원들이 실제로 사전 평가를 실시하여 평가표를 간결화 하였다(Figure 5).
평가 내용은 자세평가를 위해 머리-귀각을 측면에서 측정하여 평가하였다. 머리-귀각은 50° 이하시 전방머리자세로 알려져 있다.10 근력 측정을 위해 세라밴드를 활용하여 어깨 굽힘과 벌림, 팔꿈치 굽힘과 폄, 엉덩관절 벌림 거리를 측정하였다. 세라밴드는 노란색의 밴드를 사용하였고, 남성에게는 15.2cm의 고리를 만들었고, 여성에게는 30.5cm의 고리를 만들어 다른 저항을 제공하였다.11
유연성 및 균형능력 평가는 기능적 뻗기 동작(fuctional reach test, FRT)과 앉아서 앞으로 굽히기(forward flexion distant, FFD)시 바닥면과의 거리, 아플레이 긁기 검사(apley scratch test)시 두 팔의 거리 차이, 일어나 걷기(Timed up and go, TUG)시 걸리는 시간, 눈뜨고 한 다리 서기와 눈감고 한 다리 서기 동작(single leg standing test)의 시간을 평가하였다.11
마지막으로 정신건강 평가를 위해 중앙치매센터에서 제공하는 15문항으로 구성된 한국형 간이정신상태 검사(Korea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를 실시하였다. 정상 기준은 5점 이하이다.12 농어촌 노인들의 연령 특성상 글자를 잘 읽지 못하거나 이해하는데 시간이 지체되어 학생 연구원이 문항 내용을 읽어주었다. 근골격계 중재를 제외한 모든 평가는 학생 연구자들이 수행하였다(Figure 6). 모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대상자 1인당 약 7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통계 분석은 Windows 소프트웨어용 SPSS ver.21.0 (SPSS, Chicago, IL, USA)를 사용하였으며, 수집된 데이터가 정규분포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K-S 검사(Kolmogorov-smirnov test)로 검정하였다. 지역에 따른 두 마을의 근골격계적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서 독립 t 검정 (independent t-test)를 실시하였다. 통계학적 유의수준은 α=0.05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농어촌 지역에 따른 일반적 특성의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Table 1).
Subject information (n=80)
Farm | Fishing | p | |
---|---|---|---|
Gender (M/F) | 17/25 | 16/22 | 0.792 |
Age (yr) | 74.9±6.1 | 72.9±8.3 | 0.847 |
Height (cm) | 156.5±5.9 | 155.8±6.4 | 0.902 |
Weight (kg) | 54.3±7.7 | 55.7±6.3 | 0.894 |
농어촌 지역 노인의 자세적 특성은 지역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0.05)(Table 2). 그러나 두 지역 모두 머리척추각이 정상 범위인 50°보다는 낮아져 있어 전방머리자세의 특성을 나타냈다.
Posture characteristics
Farm | Fishing | p | |
---|---|---|---|
CVA | 40.42±6.41 | 39.47±7.23 | 0.913 |
CVA: Craniovetebra angle.
농어촌 지역 노인의 근력 특성은 지역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p>0.05)(Table 3).
Strength characteristics
Farm | Fishing | p | |
---|---|---|---|
Shoulder flexion (cm) | 89.61±19.88 | 87.42±15.98 | 0.805 |
Shoulder extension (cm) | 90.44±20.38 | 88.21±17.69 | 0.557 |
Elbow flexion (cm) | 103.31±16.34 | 96.35±12.41 | 0.298 |
Elbow extension (cm) | 83.58±16.19 | 82.71±8.72 | 0.811 |
Hip abduction (cm) | 79.50±14.23 | 86.21±12.46 | 0.368 |
농어촌 지역 노인의 유연성과 기능적 균형 능력은 지역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나타나지 않았다(p>0.05)(Table 4).
Flexibility and Functional balance
Farm | Fishing | p | |
---|---|---|---|
FRT (cm) | 14.85±7.89 | 13.46±4.56 | 0.848 |
FFD (cm) | 11.76±11.48 | 13.21±10.35 | 0.517 |
Apley (cm) | 15.70±9.34 | 14.75±13.13 | 0.101 |
TUG (sec) | 10.50±4.73 | 9.39±3.35 | 0.386 |
SLT open (sec) | 11.58±10.40 | 12.98±9.54 | 0.754 |
SLT close (sec) | 6.97±5.10 | 8.37±7.53 | 0.171 |
농어촌 지역 노인의 유연성과 기능적 균형 능력은 지역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나타나지 않았다(p>0.05)(Table 5). 양측 지역 모두 정상 수준인 5점 이하의 점수를 나타냈다.
Korea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Farm | Fishing | p | |
---|---|---|---|
K-MMSE | 2.15±1.89 | 2.36±1.77 | 0.726 |
본 연구를 통해 농촌과 어촌지역 노인의 지역에 따른 자세와 근력, 유연성 등 근골격계적 특성의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 노인들을 심층 면접을 통해 상황을 파악해보니 농촌과 어촌 양쪽 모두 농사에 치중하고 있었다. 특히 어촌지역 노인들이 더 이상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 이유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의 평균 연령이 75세 수준이라 자녀들이 배를 타고 다닌다고 하였다. 추후 연구시 프로그램 대상자의 연령을 중장년층으로 확대한다면 이러한 차이점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라 밴드를 활용하여 근력을 나타내는 팔과 다리의 움직임에서 두 그룹 모두 평균 노인의 수준을 상회하는 결과를 나타냈다.11 그 이유는 농촌 지역 참여자 대부분 인근 텃밭에서 소규모 농사를 지으며 활동을 지속하기에 근력 수준이 정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들은 어촌 지역에서도 대부분의 노인들이 지금은 배를 타고 있진 않지만 집 주변에서 작은 텃밭 등을 경작하고 있어 유사한 생활 환경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적 특성은 앞머리 자세를 나타내는 기준치인 50° 보다 양쪽 그룹 모두 낮게 나타났다.13 Quek 등14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 목의 기능 장애는 등뼈의 뒤굽음증과 높은 상관 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농사의 특성상 쭈그려 앉아 오랜 기간 동안 작업을 하다 보니 유연성이 감소되고, 자세도 상당히 앞으로 많이 굽어진 등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어촌에서도 배에서의 작업 환경이 상체를 숙여 그물을 당기는 등 대부분의 작업이 앞으로 숙이는 동작 위주로 구성되어있기에 그러한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여진다. 2019년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기능적 뻗기 시 평균 도달 길이는 26.6cm 수준이나 본 연구에선 농어촌 지역의 뻗기 수준이 농촌 14.9cm, 어촌 13.5cm 수준으로 평균 수준에 한참 모자란 것으로 밝혀졌다.15 기능적 뻗기는 노인의 균형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평가 도구로서,16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 노인은 도시에 비해 균형 능력과 유연성이 감소하여 낙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실질적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방문 물리치료 제도가 있으나, 기존의 제도는 대상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체계에 맞춰져 있어 수급자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재가 서비스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근골격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시설을 통한 서비스를 받기 이전 단계에서 관리받을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의료 보장의 틀을 확대하기 위해 2026년 커뮤니티케어 서비스 시행 예정이나 이에 대한 지역별 건강관리 모델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된 바가 없다. 기존의 방문 물리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농어촌 지역·대학 간 건강 모델의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농어촌 지역 근골격계 문제의 실제적 해결을 위해선 지역 최소 구성단위인 마을 단위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의 가정 단위 방문은 개인의 집을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므로 시간적 소요가 큰 부담이 있다. 또한 제대로 된 근골격계 평가 및 관리를 위해선 1인용 이동 침대를 펼쳐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공간적 문제도 발생한다. 하지만 마을 단위 관리의 경우 지역 담당자(보건 지소 담당자, 이장, 노인회장 등)가 참여 인원을 미리 회관이라는 공간에 모일 수 있도록 조력함으로써 시간적, 공간적, 안전상의 문제가 해결된다. 또한 세부적 관리 방안으로는 마을 단위로 자격을 갖춘 전문 관리인을 두고 근골격계 전문 면허 자격을 지닌 물리치료사의 월 1회 수준의 정기적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에서 행정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대한물리치료사 협회와 물리치료학과를 둔 대학에서 많은 타당성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경험한 또 다른 점은 세부 프로그램의 진행에 있어 노인의 근골격계 기능향상이 아닌 불편 감소에 중점을 둔 대상자 개인별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초기 노인을 대상으로 소규모 그룹(3~5인) 운동을 진행해보았지만, 전반적으로 노인들의 운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낙상 위험이 커지는 등 운동 중재를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그룹 단위의 접근보다는 개인 맞춤형으로 근골격계 문제 위주의 접근을 하여야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프로그램의 진행에 있어 개인이 아닌 팀 단위의 접근 필요, 지역 대학 인프라를 활용이 효과적 대안이 될 것이다. 개인 대 개인의 방문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문제들이 많이 있다. 낙상 위험이나 성희롱 관련 문제 등을 관리하기 위해 일선 현장에선 2인 1조로 활동하게 되고, 이는 방문 횟수 및 시간의 감소로 이어진다. 팀 단위 관리는 한 번의 방문으로 많은 대상자에게 효율적인 근골격계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으며, 낙상 관리, 성희롱 방지,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장비의 이동 및 비용 면에서 많은 이점이 있다. 많은 인원과 장비를 갖춘 지역 대학 인프라를 활용하여 정기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상당한 비용 절감과 안정적 인력 운영이 기대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따로 대조군 그룹을 설정하지 않은 점이다. 향후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한다면 보다 의미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 지역에 따른 농촌과 어촌지역 노인의 근골격계 문제점은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농어촌 지역 노인들은 전체 노인 평균치에 비해 근력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균형 능력과 유연성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농어촌 지역 모든 참가 지역에서 높은 호응을 나타내었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많은 인원들이 이러한 기회가 더 자주 주어지길 희망하였다. 향후 지역과 대학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의료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본 과제(결과물)는 2022년도 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의 결과임(재단 과제관리번호: 2022RIS-4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