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 현실은 대상자의 위치와 행동을 감지하고 하나 이상의 감각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증강하여 가상 현실에 몰입하게 하고 존재하는 느낌을 주는 새로운 기술이다.1 또한 가상 현실 프로그램이 만든 주변 환경의 특성은 대상자가 프로그램과의 여러 상호작용으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현실적인 경험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2 이러한 가상 현실 기술은 현대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일상 활동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운동 기능과 인지 향상 등 재활치료 영역에서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3
가상 현실은 몰입 정도에 따라 비몰입형, 반몰입형, 완전몰입형 세가지 유형이 있다. 비몰입형 가상 현실은 컴퓨터 화면, 비디오 게임 콘솔 등의 장치를 통해 가상 현실을 경험하는 유형이며 반몰입형 가상 현실은 대형 스크린 등을 이용하여 3D 공간을 경험하는 유형이다. 완전 몰입형 가상 현실은 Head-mount displays (HMD)와 같은 웨어러블 장치를 사용하여 가상 공간 내에서 360도 시야 각으로 3D 몰입이 가능한 유형이다.4
특히 몰입형 가상 현실은 자기중심적으로 작동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화된 환경과 머리 및 신체 움직임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하여 머리의 이동에 따라 시각적 관점이 함께 움직여 현실적임을 재현할 수 있다.5,6 이러한 특징 때문에 더욱 가상 현실에 몰입이 가능하며 실제적인 환경과 가상 현실의 과제 수행력 차이를 줄일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7 이를 재활치료에 접목했을 때 현실에서는 위험하고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를 환자에게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시각적 청각적 자극을 함께 제공하는 HMD는 실제적인 환경을 재현해 자세 안정성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다.2,7
자세 안정성은 시각 정보, 체성 감각정보, 전정 감각정보의 세가지 유형의 정보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8 이러한 감각 정보 시스템의 변화, 특히 시각 시스템에서의 변화는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여러 연구에서 시각적 환경의 조작이 자세 조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4 대부분의 자세 조절에 대한 연구들은 균형을 혼란시키기 위해 물리적으로 시각 환경을 조작하여 수행되었다. 이전 연구에서는 가상현실의 배 위에서 파도의 정도에 변화를 주며 자세 안정성을 비교하였고, 흔들림이 심해지는 시각적 조건에서 자세 안정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 짐을 확인하였다.3 또한 가상현실의 폐쇄된 공간에서 움직이는 벽과 그렇지 않은 벽을 주시하며 정적 자세 안정성을 비교하였고 움직이는 벽을 주시 할 때 더욱 많은 흔들림을 보였다.9 이처럼 최근에는 가상 현실이 균형의 혼란을 제공하기 위해 대중적이고 비용-효율적인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10-12 가상 현실 시스템에서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정보를 쉽게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균형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13-16
가상 현실이 자세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종종 보고되고 있지만 대부분 가상현실에서 시각적 교란을 이용해 자세 오류를 분석하는 연구가 많았으며, 가상현실에서의 현실과 유사한 예측하지 못한 환경 또는 가상현실에서의 높이에 따른 시각적 환경 조건이 자세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정상 성인에서 실제 환경과 가상 현실에서의 자세 안정성을 비교하고 또한 가상 현실에서의 시각적 환경 조건이 자세 안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건강한 20대 성인 30명(남 15명, 여 15명)이 실험에 참여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대상자 선정기준은 근골격계 및 신경계 질환이 없는 자, 전정 기관의 질환이나 어지러움이 없는 자, 하지의 체성 감각 손상이 없는 자, 최근 1개월내에 강도 높은 하지 운동을 하지 않은 자를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모든 대상자는 연구의 목적 및 실험 방법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고,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에 동의를 하였으며, 연구 절차는 헬싱키 선언의 윤리적 원칙에 따라 수행되었다.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subjects
Subject (n=30) | |
---|---|
Gender (M/F) | 15/15 |
Age (year) | 21.5±1.38 |
Height (cm) | 169.4±8.7 |
Weight (kg) | 63.6±11.0 |
Mean±standard deviation.
모든 대상자는 4가지 환경 조건에서 일자서기(tandem stance)를 통한 자세 안정성 능력이 측정되었다. 먼저 일자서기는 두 팔을 편안하게 유지하며 발을 일렬로 배치한다. 이때 우세한 발을 뒤쪽에 배치시키고 반대측 발 뒤꿈치가 우세한 발 엄지발가락에 최대한 닿도록 하여 일자서기 자세를 유지하게 지시하였다. 실제 환경 조건은 몰입형 VR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현실 공간이며, 가상현실에서의 첫번째 환경 조건은 몰입형 VR 장비를 착용한 후 가상 현실에서의 현실과 유사한 사방이 벽으로 둘러 싼 실내 공간이다. 두번째 환경 조건은 몰입형 VR 장비를 착용한 후 가상 현실에서 차량 및 소음이 들리며 예측하기 어려운 일반적인 도로 옆의 평지이다. 세번째 환경 조건은 몰입형 VR 장비를 착용한 후 가상 현실에서 고층 건물 옥상에서 외부로 놓여있는 좁은 나무판자 위이다(Figure 1). 모든 환경 조건에서 대상자는 2보 작은 보폭으로 걸은 후 측정 패드에 두 발이 일자서기로 위치하게 한 후에 자세 안정성 능력이 측정되었다. 대상자들은 각 환경 조건에 대해 무작위 순서로 일자서기를 수행하였고, 측정에서 학습 효과를 줄이기 위하여 각 환경 조건 간 측정은 1주 간격으로 총 4주, 4회 시행하였다.
일자서기 동안 자세 안정성을 측정하기 위해 MobileMat (Matscan Versatek System, Tekscan Inc., MA, USA)이 사용되었다. 이것은 HR 매트, USB, 2-port Hub, 커프로 구성되어 있으며 HR 매트는 총 2,288개의 센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측정 장비를 통하여 흔들림 영역, 자세 흔들림 거리, 앞-뒤 자세 흔들림, 좌-우 자세 흔들림을 측정하였고 압력 중심 이동의 편차를 사용하여 측정되었다. 분석 프로그램은 Research Foot ver 7.0 (Tekscan Inc., MA, USA)에 포함되어 있는 Sway Analysis Module(SAMTM)을 사용하였고, 30초간 30 Frames/sec로 총 900 Frames의 자료를 수집하였다.17
몰입형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장비는 Meta Quest 2 (Meta, CA, USA)를 사용하였고, 이것은 빠른 전환 LCD 디스플레이와 한쪽 눈 당 1,832×1,920 해상도를 보여주며 최대 90Hz 화면 주사율을 지원하는 장비이다. 가상 현실은 ‘Richie’s Plank Experience’ 프로그램으로 시행하였으며 가상현실에서의 실내 공간, 실외 도로 옆의 평지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고층 옥상의 나무 판자 위에서 각각 일자서기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의 통계 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3.0 (IBM Inc., Chicago, IL, USA)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기술 통계량을 사용하였고 정규성 검정은 샤피로-윌크(Shapiro-Wilk)를 사용하였다. 먼저 실제 환경과 가상현실의 실내 환경에서의 흔들림 영역과 거리, 앞-뒤 흔들림, 좌-우 흔들림을 비교하기 위하여 대응 t-test를 시행하였고, 가상현실에서의 다른 3가지 환경 조건에서의 자세 안정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사용하였고, 사후 검정은 Bonferroni 방법을 사용하여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통계적 유의 수준은 α=0.05로 설정하였다.
현실과 실내 공간의 가상현실에서의 일자서기를 통한 자세 안정성을 비교한 결과 흔들림 영역, 앞-뒤 자세 흔들림, 좌-우 자세 흔들림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p>0.05) 흔들림 거리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5)(Table 2).
Comparison of postural stability between real environment and indoor of virtual reality
Real environment | Indoor of virtual reality | t | p | |
---|---|---|---|---|
Sway area (cm2) | 7.98± 4.24 | 8.06± 4.53 | -0.1 | 0.92 |
Distance (cm) | 99.64± 28.17 | 115.71± 40.01 | -2.40 | 0.02* |
Anterior-posterior sway (cm) | 3.27± 0.82 | 3.44± 0.75 | -0.23 | 0.82 |
Left-Right sway (cm) | 5.44± 1.92 | 5.56± 2.72 | -0.82 | 0.42 |
Mean± standard deviation. *p< 0.05.
세 가지 가상현실 환경 조건에서 자세 안정성을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5). 사후 검정 결과 실내 공간과 도로 옆 평지 환경 간의 비교에서는 흔들림 영역, 앞-뒤 자세 흔들림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p<0.05), 고층 판자 위 환경과 두 환경 조건 간의 비교에서는 각각 모든 변수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5)(Table 3).
Comparison of postural stability between three virtual reality environmental conditions
Virtual reality conditions | F | p | |||
---|---|---|---|---|---|
Indoor | Outdoor Lower floor | Outdoor High floor | |||
Sway area (cm2) | 8.06± 4.53 | 12.12± 5.95‡ | 20.60± 9.33† | 61.93 | < 0.001* |
Distance (cm) | 115.71± 40.01 | 130.41± 43.03 | 185.36± 48.71† | 85.30 | < 0.001* |
Anterior-posterior sway (cm) | 3.44± 0.75 | 4.12± 0.93‡ | 5.85± 3.56† | 13.04 | < 0.001* |
Left-right sway (cm) | 5.56± 2.72 | 6.71± 2.47 | 8.93± 2.74† | 34.88 | < 0.001* |
Mean± standard deviation. *p< 0.05, †Outdoor high floor of virtual reality has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indoor and outdoor lower floor of virtual reality, ‡There is a significant difference between the indoor and outdoor lower floors of virtual reality.
본 연구는 현실과 가상현실에서의 자세 안정성을 비교하고 또한 가상 현실에서의 환경 조건에 따른 자세 안정성 차이를 알아보았다. 먼저 실내 공간에서의 실제 환경과 가상 현실에서의 차이는 HMD를 착용한 것 외에는 모든 환경을 유사하게 구현한 후 일자서기를 통한 자세 안정성 비교에서는 흔들림 영역, 거리, 앞-뒤, 좌-우 흔들림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Morel 등18은 HMD의 무게 차이가 자세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였는데 HMD 착용 후 눈을 감은 상태에서 가상 현실 환경과 실제 환경에서 정적 균형을 비교한 결과, COP의 변위에는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이는 HMD의 착용이 자세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Robert 등7은 가상 현실 환경과 실제 현실 환경에서의 정적 균형과 동적 균형을 비교하였으며, 두 발로 선 정적 균형에서는 두 환경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동적 균형에서는 가상 현실 환경에서 더욱 많이 흔들림을 보였다고 하였다. 이러한 선행 연구결과는 현실공간과 가상현실에서 정적 자세 안정성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본 연구 결과를 뒷받침해준다. 따라서 각 환경에서 자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감각 피드백이 감각 시스템을 통해 유사하게 제공되었기 때문에 두 환경에서의 자세 안정성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가상현실의 실내 공간, 도로 옆 평지, 고층 판자 위의 세가지 환경 조건에 따른 자세 안정성 비교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또한 실내 공간과 도로 옆 평지 환경 조건에서는 흔들림 영역과 앞-뒤 흔들림의 변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고층 판자 위 환경과 두 환경 조건 간에는 모든 변수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실내 공간과 도로 옆 평지 환경 조건에서 자세 안정성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Chander 등9의 연구에서도 자세 안정성이 예측 가능한 환경과 비교하여 예측 가능하지 않는 환경에서 저하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선행 논문을 근거로 본 연구에서 실내 공간보다는 도로 옆 평지 환경과 같이 예측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보상적 자세 반응으로 인해 불안정한 자세가 유발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고층 판자 위의 환경과 두 환경 조건에서 자세 안정성에 차이가 있는 이러한 결과는 높이에 따른 자세 조절 위협(threat)이 균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된다. Adkin 등19은 건강한 성인을 상대로 서로 다른 세가지 높이에서 자세 안정성을 측정했으며 중추신경계는 자세 위협이 증가한 조건에서 자세를 더 엄격하게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자세 조절이 어려워짐을 뜻하며,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두 가지 지상에서의 자세 안정성보다 고층에서의 자세 안정성에서 더 큰 흔들림이 관찰되었다. 가상현실의 시각적 변화가 자세 위협을 발생시켰고, 엄격하게 조절하면서 서로 다른 자세 안정성이 관찰되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Steven 등은 가상현실을 통한 시각적 변화가 보행 중 자세 안정성에 더욱 오류를 유발시키는 것을 확인했고, 오류를 개선하면서 오히려 균형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하였다.20 이러한 선행 연구 결과를 미루어 볼 때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며 더하여 시각적 변화가 자세 안정성의 오류를 더욱 발생시켜 균형 훈련에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현실과 HMD를 적용한 가상현실에서의 자세 안정성 비교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이는 현실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과제나 위험한 과제를 가상현실로 구현해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가상현실의 환경 조건에 따라 자세 안정성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 임상적으로 가상현실의 다양한 환경에 따른 자세 안정성이 적절한 자세 흔들림을 유도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훈련을 통해 균형의 증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20대 성인으로만 구성되었으며 표본의 크기가 작아 일반화하기에 제한이 있으며 실제 사람의 주변 시야와 HMD의 시야 범위가 다소 차이가 있었다. 또한 선행 연구에서는 실제 환경과 가상현실 환경에서 정적 균형과 동적 균형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가상 현실 환경 조건에 따른 자세 안정성을 정적 균형만을 측정하였기 때문에 동적 균형을 근거한 자세 안정성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추후 연구에서 다양한 연령대에서 정적 및 동적 균형의 측정을 통한 자세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며, 다양한 가상현실의 환경 조건에서의 균형 훈련이 자세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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